국토부 산하의 일부 공공기관들이 정부 지침을 어기고 특혜성 사내대출제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양산을)이 JDC·도로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관들은 시중금리와 비교해 ‘초저금리’의 대출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7%를 넘을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반 국민의 박탈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경우 2021년 기준 주택자금 1%, 생활안전자금 1.5%, 학자금은 무이자 등의 금리로 사내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총 30억원 가량의 특혜성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또 상환기간도 2030년~2035년으로, 최장 15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까지 1%대의 금리로 사내대출을 제공했다. 2021년 기준 주택구입·임대주택 대출금리는 각각 1.95%로, 1.8%에 연말 인정과세를 더해 책정했다. 상환 조건도 ‘5년 이내 거치 20년 이내’다. 올해 8월부터는 5년 이내에는 한국은행 공표 금리를 적용하고, 5년 초과 시에는 법인세법에 따른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도 시중금리 대비 낮은 이자로 주택구입 및 주택임차 대출을 운영 중이다. 주택구입자금 대출 이자율은 3%이고 이마저도 최초 5년간은 2%로 상당히 낮다.
특히 공공기관임에도 정부의 지침을 외면하고 있어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에는 시중금리를 고려해 사내대출 금리를 결정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복지’라는 명분으로 초저금리 대출 제도는 유지되고 있다. 또한, 지침에 따르면 주택자금의 대출 한도를 최대 7000만원까지만 적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한국도로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집행된 총 43건 주택구입대출 중 37건이 정부가 제시한 대출 한도 최대치를 넘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정부의 지침을 비웃듯 최소 7000만원부터 최대 2억원 규모의 대출을 집행했다.
김두관 의원은“유례없는 고물가·고금리로 서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공공기관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공공기관 스스로 사내대출 지침을 개선하고 정부의 권고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