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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농업유산 구들장논 소재지 완도 청산도

서해해경청 해상과 육상에서 보호…

         

구들장 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완도 청산도에서만 발견된다. 비탈진 산기슭에 논농사를 짓기 위해 만든 다랑이(논)이다. 하지만 산간 계곡에서 흔히 나타나는 논들과 달리 구들장 논은 마치 구들장처럼 넓고 얇은 돌을 활용한다. 이 돌을 쌓아 바닥과 배수로 등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얹어 축조했다. 이렇게 하면 논 하저에 많은 공간이 생겨, 소요되는 자재량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비탈진 땅에 논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하저의 배수로를 통한 농업용수의 재활용과 담수 저장이 가능해 홍수예방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독특한 축조 방식과 지혜는 세계적으로 인정돼 지난 2014년 인류 유형문화유산의 하나인 유네스코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적 농업유산은 한국인에게는 또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구들장이란 한민족의 독특한 난방건축과 벼농사의 축조 방식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이는 구들장이 북방민족의 문화라면 벼농사는 남방민족의 문화이기에 이들 두 문화 민족의 결합과 형성을 의미한다. 이런 가치와 민족문화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 바로 완도 청산도다. 
청산도의 세계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있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윤병두)의 활약상과 수려한 청산도의 경관을 화면에 담아 소개한다. 이들 화면에 대한 촬영한 2021년 4월 중순에 행해졌다. 




배추꽃과 유채꽃 만발 청보리 밭의 청산도

전남 완도군 청산도는 3~4월께 유채꽃과 청보리로 유명하다. 특히 청산항에서 섬 안쪽을 바라봤을 때 오른 쪽의 당리 언덕은 3~4월이면 노란색의 유채꽃이 장관을 이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란색 계열의 이 유채꽃 상당수가 사실은 월동용 배추들이 피워낸 배추꽃이라는 사실을 외지인들은 잘 모른다. 이곳 도락리(당리)에서 10대째 거주하고 있다는 유복남씨(75·행복해 한옥민박)는 청산도의 유채꽃은 주로 3월말께 피고, 배추꽃은 4월 중순께 만개한다며 따라서 지금 노란색은 배추꽃이라고 소개했다. 청산도의 노란색 유채꽃은 2000년 이후 청산도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몰리자 경관 조성 차원에서 심어졌다고 한다. 80년대까지도 당리 일대의 논과 밭에는 보리, , , , 감자(고구마) 등이 재배됐고, 이들 작물은 청산도민의 주된 식량이었다. 따라서 당시 청산도의 풍경은 3~4월의 봄에는 푸른 청보리의 물결이, 그리고 5~6월에는 익어가는 보리와 밀로 황금빛이었을 것이다.


 




미스터리 스팟의 범바위와 밀수꾼 소굴

청산항에서 당리 <서편제> 촬영장을 지나 동남쪽으로 가면 권덕리에 범바위가 위치한다. 바위의 형상이 흡사 호랑이 얼굴을 닮아 범바위로 불리는 이곳은 강한 자기장이 형성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최첨단의 해상 감시 장비가 개발, 보급되기 전, 범바위 넘어 해상은 군경의 레이더 장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져 한 때 밀수꾼들이 기승을 부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옛날 한때의 과장된 이야기이고, 지금은 해양경찰의 완벽한 감시망 안에 들어와 있다. 해경은 이 일대를 지나는 선박의 작은 움직임도 완벽하게 포착할 수 있다. 또한 완도해양경찰서 소속 500톤급 경비함은 청산도 방문객의 안전과 세계농업유산 보호 및 해양치안 확보를 위해 거의 상시적으로 청산도 인근 해상에서 체류하다 시피 해상경비에 임하고 있다.

 



세계농업유산 구들장 논은 언제부터?

청산항에서 당리를 거쳐 동쪽으로 가면 좌측과 우측으로 길이 갈리고 좌측은 범바위 가는 길, 오른쪽은 양중리의 구들장논 가는 길로 이어진다. 대선산과 보적산 사이의 재를 하나 넘으면 좌측 일대로 사방이 산에 둘러싸여 섬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 곳이 바로 양중리다. 물론 양중리의 동쪽 끝에는 신흥해수욕장의 해변이 위치하지만 지형구조상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산골마을처럼 느껴진다. 이곳에 세계농업유산인 구들장 논이 있다. 이 논은 이곳에서도 대봉산 산기슭에서만 나타난다. 구들장 논이란 명칭은 옛날부터 전래된 이름이 아닌 현대에 들어 붙여졌다. 1982년에 큰 홍수가 났고 이로 인해 이곳 논의 일부가 크게 훼손돼 바닥이 드러났다고 한다. 그런데 논바닥이 마치 구들장 구조처럼 생겨 당시 이를 취재한 언론사에 의해 임의로 구들장 논이라 칭해졌고, 이게 현재의 이름으로 고착됐다는 것이다. 전직 선생님 출신이자 이곳이 고향인 임하규옹(89)1630년대 무렵 나주임씨인 자신의 선조들이 이곳에 처음 당도해 정착했고, 이후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구들장 논이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기록상 한양 성균관에 온돌이 깔린 것이 조선 초기인 것으로 봐 임옹의 설명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구들장논은 빠르면 17세기 중엽에 최초로 등장한 것으로 여겨진다. 임옹은 마을 앞을 흐르는 실개천을 경계로 마을 앞에 구들장 논이 없는 것에 대해 경사가 완만하고 땅이 대부분 흙이기에 구들장 논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구들장 논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구들장 논은 농업생산물 중 쌀을 최고로 여기는 벼농사 문화의 소산이다. 1970년대까지 섬지역 등의 어촌에서 생선은 그저 줄 정도 아주 흔한 음식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대다수 섬 주민들은 생선을 주식으로 여기지 않았으며, 곡물이 진짜 밥이라 여겨 밭과 논을 일구고 척박한 경작지에 보리와 밀, 벼 등을 재배했다. 하지만 수리시설을 제대로 갖추기 힘든 섬 지역에서 논을 만들고 쌀을 생산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조상에게 올리는 최고의 제물인 메()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쌀을 생산할 수 있는 논이 필요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온돌 구조를 접목한 구들장 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논의 마련은 먼저 비탈진 경사면에 돌로 축대를 쌓고 이 공간을 채우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이 공간에 최소한의 재료를 투입해 노동력과 재료의 소요를 줄여보자는 공법이 구들장 논이다. 공간을 비게 한만큼 재료와 노동력의 소모가 줄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빈 공간을 마치 수로처럼 설계했다. 이 수로를 통해 경작에서 쓰고 남은 물은 배출돼 아래의 논으로 흘러든다. 물이 귀한 섬 지역에서 농업용수의 재활용과 나눔, 그리고 공유인 셈이다. 따라서 구들장 논은 나 홀로가 아닌 더불어 살겠다는 공동체 정신, 그리고 배려의 철학적 가치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대중영상문화의 요람 청산도

청산도는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논밭과 돌담 등 옛 마을 풍경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 영화와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 애용되고 있다. 1990년대 초 처음으로 영화 <서편제>가 이곳 당리 마을에서 촬영돼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사라지고, 잊혀가는 농어촌 마을에 대한 한국인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어 2000년대 들어서는 첫사랑의 추억과 낭만적 감성을 자극했던 4계절 미니시리즈의 하나인 <봄의 왈츠>가 바로 서편제 촬영지 인근에서 만들어졌다. 현재까지도 당리 언덕에는 이들 세트장이 보존돼 있으며, 특히 <봄의 왈츠> 세트장은 청산도 관광의 핵심 메카 역할을 하고 있다. 청산도의 풍광과 이들 촬영지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으며, 지난 4월초 주말에는 700명 정원의 마지막 여객선 표가 매진돼 상당수 관광객이 섬을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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